다꾸 = "다이어리 꾸미기"
월급 받으면
그 돈의 몇 %를
다이어리 꾸미기에 소비하는 enfp 친구가 있다.
일기장, 다이어리, 스티커, 마스킹테이프, 도장 등
벌써
몇 년 전 일이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의 이야기 ㅇㅇ
유튜브 떡상
어느 날,
자기 이야기 하기 좋아하는
엔프피 친구가
술자리에서 말문을 열며,
월급을 받았는데
또 예쁜 다이어리를 샀다고
어쩌고 저쩌고 하며 보여주는데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엣티제 친구가
월급 조금씩 받아서
다꾸 용품 몇 만 원씩
사는 거 아깝지 않냐고,
그걸로 주식 투자 하는 게 더 좋지 않겠냐고
엔프피에게 직언했다.
주식하면 네가 좋아하는
다꾸 용품을 배로 살 수 있다고.
뉘앙스를 듣자하니,
이것저것 사기 좋아하는 엔프피에게
예전부터 해주고 싶었던 말인 듯 했다.
("신라호텔 망빙 사 먹지 말고
신라호텔 주식을 사라."
그 짤 느낌으로 말했다)
엣티제 친구의 말에
악의는 없었고
뭐가 더 이익이 되는지만 따진다면
솔직히 틀린 구석도 없었다.
실제로
그때 엣티제 친구의 말을 듣고
주식시장에 투자했으면
돈 좀 만졌을 테니까.
주식 어려워서 할 줄 모르고
남이 권유한다고
하기 싫은 거 절대 안 하는
enfp 친구와,
그냥 돈만 넣어두면 되는데
그게 왜 어렵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가는 estj 친구가
창과 방패처럼 대립하다가
결국
흐지부지해지고 말았는데...
솔직히 머
둘이 싸운 것도 아니고
정답도 없는 이야기여서
결론도 없이 걍 거기서 끝났따.
그러다
대망의 코로나가 터지고....
당시 삼표와
카카오 주식(ㅎ;;)을 보유하고 있던 엣티제 친구가
대박이 나버렸다.
회사를
그만 둘 정도는 아니었지만
연봉 수준의 돈을 벌었다고 했다.
그럼
결국 엣티제 친구가 옳지 않느냐?
역시 "소비"가 아니라
"투자"가 맞나? 할 테지만.
남들 투자할 때
열심히 "소비" 짬바(?)를 쌓았던
enfp 친구가
올린 다꾸 영상이 떡상해버렸다.
구독자도
몇 십만이 넘는다.
(+)
제목을
"다꾸에 중독된 enfp가 유튜브 독학해서
중소기업 월급만큼 번다"
로 어그로 끌었지만
사실 얼마 버는지는 안 물어 봐서 모른다.
걍
구독자가 많고
영상 조회수가 몇 십만은 훌쩍 넘으니
그렇게 추정할 뿐.
영상이 주는 대리만족
친구가
다이어리 꾸미기로 다져온
손재주로
이것저것 만드는
유튜브 영상은,
솔직히
화려한
이펙트 없는 영상이었지만
사람들은
"눈으로 보는 ASMR" 같은 류의 영상을
정말 좋아하더라.
속된 말로
"뇌 빼고 볼 수 있는 거"
이런 류
영상의 장점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긴장보다는 이완을 준다는 것인데,
스트레스 없이 볼 수 있는 특성 덕분인지
알고리즘에 의해
봤던 영상이 또 나와도
계속 보게 된다는 것이다.
(많지 않은 댓글에 비해 영상 재생수가 높더라)
보이는 그림이 좋으니,
자막이 없어도
외국인 유입자들이 꽤 되고.
이야기를
가만히 듣자하니
하나 아쉬웠던 건,
enfp 친구가 직장인이어서
오직 영상 광고로만 수익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다이어리나 문구류 사장님이었으면
쇼츠로
홍보 역할을 톡톡히 했을 텐데
말이다.
아숩...
결론
그때는 estj 친구의 말이 맞고
지금은 enfp 친구의 말이 맞다.
엣티제 친구는
코로나 때의 경험으로
우리 또래보다
주식에 대한 지식이 더 풍부해진 사람이 되었고
엔프피 친구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수익으로 귀결되는
값진 경험을 해봤다.
나는
故 스티븐 잡스가 스탠포드에서
연설한 "Connecting the dots"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좋아하는데
아마 그가 말한 부분이
위의 두 사람의 경우가 아닐까 싶다.
엣티제 친구는
현재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 사정이 좋지 않은지
더는 우리 앞에서
주식 수익 이야기를
일절 꺼내지 않고,
엔프피 친구는
영상 올리는 게 질렸는지
아니면 버거웠는지
예전보다 업로드하는 주기가 길어졌지만.....
어쨌거나
한 명은 주식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됐고
한 명을 유튜브 영상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 됐다.
이들의
"dot"이
인생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 역시
두 사람에 비하면
빈약한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 아래 포스팅의
결론 부분에 적어 놓은 것처럼
ADHD를 앓고,
잘 질리는 성미를 가진 덕분에,
이것저것 손대고
2년도 못 채우고 여러 회사를 퇴사하다가...
당시엔
좌절스러웠던
그때의 "dot" 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지금은 이것저것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 결과
집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현재는 개인사업자 내고 다른 파이프라인 만드는 중)
프리랜서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할 지도 모르지만
난 사람과 있으면 기가 빨리는 성격이라
언제나 집에서 혼자 일하기를 꿈꿔온 사람이다.
이 짓(?)도
질리면
다시 그만둘지도 모르지만
현재는 만족한다.
지금은 좌절스럽고
비생산적으로 보이는 일들이
나중에
어떤 결과로 떡상하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다이어리 꾸미기에
적지 않은 돈을 쓰는 것도
하루 종일
유튜브, 릴스, 인스타그램을
보는 무력한 행동들도
언젠가
나중에 다 도움이 된다.
본인이
그것을 어떻게 수익화 하려고
결심하느냐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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