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검사를 받은 건
몇 달 전이지만
이제야 후기를 공유해본다.
성인 ADHD 검사를 하러
정신건강의학과에 가기 전,
내가 겪는 문제점들을 폰 메모장에 적어갔다.
나는 나를 이미
조용한 ADHD라고 셀프 진단한(;) 상태였고
목적은 선생님의 상담이 아니라
콘서타 처방이었다.
최대한 빨리 검사 받고
최대한 빨리 약을 처방받고 싶었다.
ADHD 특.
▶ 충동성 강하고 성격 급함.
어떤 블로거분이
의사 선생님 앞에서 횡설수설할까 봐
증상을 아예 적어갔다는
후기를 보고
나도 똑같이 따라서 문제점들을 메모해갔다.
내 말보다
글이 더 정확하겠지.
싶어서 했던 것인데,
진료를 봐주는 의사 선생님이
걍 말로 하라고 하셔서 보여주진 못하게 됐다ㅎㅎ
풀배터리 가격
풀배터리 검사는
종합 심리 검사다.
내가 한
풀배터리 검사 가격은
12만원 정도.
ADHD 검사 방법은
풀배터리 검사, CAT 검사, 뇌파 검사 등이 있는데
검사가 추가될 수록
당연히 비용이 비싸진다.
만약
약이 목적이라면
검사에 많은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예약을 안 해서인지
콘서타 처방을 받고 싶다고
바로 받을 순 없었고,
종합 심리 검사지 + 병원에서 주는 질문지
를 작성해야 했다.
심리 검사
설문 중,
"우울" "불안"에 관해 묻는 내용이
많았다.
하필 이때
내 심리 상태가 우울의 극치를 찍고 있었던 터라
<두렵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같은
항목에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에
체크했다.
'그냥, 거짓말로 체크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걱정했던 이유는
혹시라도 내가 adhd가 아니라 우울증으로
판명될까봐 그랬다.
"알고보니
adhd가 아니라 우울증이었더라"
하고 진단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
우울증 약은
약간 나른해지고 멍해지는 느낌이 있어서
내게 필요한 약물치료법은 아니었다.
내게 필요한 것은 각성제였다.
그래도
솔직하게 어찌저찌 적고
CAT 검사를 하기만을 기다렸는데
하아....
내가 진짜 adhd가 맞긴 한 건지
검사 당일 날 날짜를 착각해서 지각을 했다;;;
호기롭게
이른 아침 시간에 예약해 놓고
정작 환자는 오지 않으니
병원에서 나한테 전화가 온 것이다;;;
미친.
너무 쪽팔리고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당황스러웠는데
환자 중에
나랑 비슷한 류가 많았던 것인지,
아니면 직원분이 친절한 것인지
가타부타 별다른 말을 얹지 않고
그럼 오늘 오실 순 있는 거냐고
상냥하게 방문 여부를 물어보셨다.
20분 안에 당장 도착하겠다고
대답을 드리고
병원에서 30분 정도를 기다린 뒤
임상심리사님과 함께 CAT 검사를 했다.
상담 내용
내가
검사실에
입장할 때부터
임상심리사 선생님이
내 모든 것을 관찰하는 것 같았다.
질문에 대한 내 답변 속도라거나
말할 때 문장력, 또는
눈을 잘 마주치는 지 같은 거.
선생님이 그것에 대해
언급하신 적은 없는데
그냥 직관적으로 와닿는 느낌이 그랬다.
심리 선생님이니 관찰하는 건 당연한가?
암튼
나는 혹시라도
임상심리사 선생님이
내 심리검사지를 보고 '혹시 우울증 아닐까요?'
라고 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야기 초점이
"집중력 결핍" 쪽으로
흘러갔다.
"카페인 음료가 없으면
잠을 충분히 자도
오전오후 내내 멍해지는 것을 문제로 삼았네요?"
"자신이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언제부터 깨달았나요?"
"이 문제로 학교나 직장에서 곤혹을 치뤘던 적이 있나요?"
컴퓨터로
본격적인 검사를 하기 전,
내가 답변한 설문지를 바탕으로
위와 같은 질문들을 던지셨다.
내 mbti가
INTP 인팁이라 그런지
선생님이 나를 분석해주는 게 재밌어서(?)
중간중간 말이 길어질 뻔 하는 걸
참느라 힘들엇다.
검사 난이도
CAT는 종합 주의력 검사이고
컴퓨터로 한다.
그런데
왜 풀배터리 검사해 본 사람들이
지루하다 하는지 알겠더라.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대충 6가지 검사를 하며
주의력 결핍, 충동 장애, 반응 속도를
살펴보는 것 같은데
시간이 엄청엄청엄청 오래 걸린다.
일단
첫 번째 검사는
동그라미, 세모, 네모, 별 모양 등의
여러 도형들이 0.5초 간격으로 하나씩 튀어나오고,
"동그라미가 나왔을 때 마우스로 클릭하세요"
하는 검사였던 것 같다.
좀 긴장했는데
쉬워서 안도했다.
두 번째 검사는
청각주의력을 테스트하는 것 같은데
"삑" "빽" "뽁" "삑"
소리 가운데 "삑" 소리가 나올 때
마우스로 클릭하는 내용이다.
(기억이 오래 돼서 이 내용이 아닐 수도 있음)
첫 번째 검사가 생각보다 쉬워서
긴장이 풀렸고
내가 워낙 청각주의력이 안 좋아서
여기서 좀 실수했다.
나머지는
순서 기억력 테스트와
역순서 기억력 테스트
그리고 멀티 능력 테스트???
뭐 그런 종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기서도 좀 실수했던 듯 하다.
다 실수 했으니 걍 못한 건가?ㅋㅋㅋ
검사 시간이
매우 길어서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다짐해도
어느 순간 뇌에 안개가 낀 듯 집중력이 흐릿해진다.
CAT 검사 결과
CAT 검사 결과
저하 3 경계 4이 나왔다.
정상인은
경계가 아예 안 뜬다고 들었는데
정말일까?
내 결과지를 보며
잠깐 침묵하던 의사선생님이
"주의력이 좀 낮긴 하네요" 하셨고
"ADHD가 맞습니다." 라는 말을 하실 줄 알았는데
내 상태를 확실히 진단해주진 않으셨다.
오히려
이런 검사로 ADHD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셨고,
"치료제 중에 콘서타라고 있는데
사실 그걸 먹으라고 권하고 싶진 않아요." 라는
말까지 덧붙이셔서 좀 놀랐다.
하지만
내 목적은 콘서타인지라
결국 처방받았고
그 효과는
다음 포스팅에 적겠지만
아래에 몇 줄로 요약하자면
1. 책을 펼쳤을 때 한 문단이 바로 들어온다.
2. 청소를 자주하게 됐다.
3. 식욕이 떨어졌다.
4. 책상에 오래 앉아있을 수 있게 됐다.
정도다.
콘서타 효과가 좋은 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지만,
주의력 결핍을 겪고 있는 성인 ADHD 의심군들은
정신과에서 진단이라도 받아보는 게
좋을 듯 하다. 알고 힘든 것과 모르고 힘든 것은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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